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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1시간을 야간버스로 꼬박 달려 도착한 아레키파

아레키파는 페루에서 2번째로 큰 도시지만 리마처럼 크게 볼 것이 많은 도시는 아니다. 여행객이 아레키파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 근교의 콜카캐년 투어를 떠나기 위해서다. 세계에서 가장 깊었었던 콜카캐년(지금은 아니다..2번째로 깊음), 콘도르가 날아다니는 절경으로 유명한 전망대, 그리고 온천을 들르는 것이 포함된 당일투어를 떠나거나 1박2일, 2박3일 트래킹을 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 : 콜카캐년 투어는 대부분의 호스텔에서 연계해서 신청할 수 있다. 가격은 대략 40~60Sol 사이. 아니면 아르마스광장을 둘러싸고 투어사가 엄청 많으니 돌아다녀보면서 네고해서 가격을 깎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쿠스코를 가기 전 여유있게 쉬면서 고산지대에 미리 적응하려고 아레키파에 왔다. 보통 대부분은 이카나 나스카에서 쿠스코로 바로 이동하지만 이 구간은 길도 매우 험하고 바로 3000미터까지 고도가 높아져서 고산지대 적응이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아레키파는 2100미터정도라 고산지대 적응이 크게 힘들지 않고(한라산보다 조금 높은 고도), 쿠스코로 이동하는 길도 조금 덜 험한 편이라 조금 돌아가는 루트긴 하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한 장점이 있다. 나의 저질체력을 감안하여 아레키파의 일정은 그냥 시내만 조금 돌아보다가 푹 쉴 계획이다ㅋㅋ쿠스코부터는 빡센 일정이 계속될 예정이기에ㅠㅠ

아레키파 버스터미널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택시 안에서 처음 본 아레키파는 매우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라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수도인 리마보다도 더 잘 정돈된 느낌? 

10분정도를 달려 아레키파의 중심인 아르마스광장에 도착했고, 나스카 개미지옥 호스텔에서 만나 아레키파로 같이 이동한 S군과는 각자 호스텔에 체크인 후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잠시 헤어졌다ㅋㅋ

(아르마스광장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오늘의 호스텔 El Albergue Español Arequipa 테라스가 정말 멋졌다!!)

싱글룸인데도 불구하고 6500원이라는 혜자로운 가격, 좋은 후기에 당장 예약했던곳ㅋㅋ숙소 주변에 도착했는데도 호스텔 간판이 안보여서 당황했지만 번지수를 잘 확인해보고 반신반의 벨을 눌렀는데 다행히 정확하게 찾아왔다ㅋㅋ호스텔 자체는 좀 낡았지만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있고, 12시부터 체크인이지만 숙소정리가 끝나는대로 바로 방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스탭이 정말 친절한데 영어를 잘 못하는것같다. 나한테 계속 스페인어로 설명해줌...스페인어를 알아듣기라도 해서 천만다행이었다..ㅋㅋㅋㅋ

짐을 풀고 간편한 차림으로 아레키파 여행 시작! 도착 전에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오늘은 아레키파 카니발이 있는 날! 어쩐지 사람들이 다들 좀 들뜬 분위기라 왜인가 의아했는데 의문이 풀림ㅋㅋ

아르마스광장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ㅋㅋ그리고 이내 카니발행렬이 지나가기 시작했다ㅋㅋ사람들은 신나게 춤을 추면서 지나가고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마구 눈스프레이를 뿌렸닼ㅋㅋㅋ원래는 물풍선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고ㅋㅋㅋㅋ

(퍼레이드카를 타고 지나가던 예쁜 언니들은 사탕을 마구 뿌려주었다ㅋㅋ덕분에 사진찍다말고 얼떨결에 사탕에 얻어맞음...ㅋㅋ)

잠시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주변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15솔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기가 나옴........결국 다 못먹음ㅋㅋㅋㅋ

(조금 질겼지만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었다ㅋㅋ잉카콜라를 드디어 처음 마셔봤는데 어디선가 먹어본 익숙한맛이다ㅋㅋ박카스맛같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산타카탈리나 수녀원을 가기로 했다. 콜카캐년 트래킹이 아니라면 이 수녀원을 보기 위해서 아레키파에 온다. 나의 경우는 쉬려는 목적과 더불어 후자의 목적도 있었기 때문에 기대됐음!!


(입장료가 무려 40Sol....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고 싶다면 안에서 80Sol 더 내고 투어를 신청할수도 있다)

산타카탈리나 수녀원은 한때 500명까지 거주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안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어 하나의 독립적인 마을같은 곳이다. 너무 넓다보니 수녀원 안에는 코르도바길, 세비야길 등등 길 이름도 붙여져있다ㅋㅋ지금은 일반에 공개되어있어 수녀님들은 별도의 수도공간에서 머무신다고 한다.

수녀원 내부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벽이 칠해져있고 화려하게 꾸며져있었다. 진짜 종교적인 목적이 아니고도 정략결혼을 피해서 부자집 딸들이 하인을 거느리고 수녀원에 들어와 살기도 했다는데..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생각했던 검소하고 소박한 수녀원의 느낌이 아니었다.

수녀원의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냥 스페인의 어느 거리를 옮겨놓은듯한 느낌이었다. 프리힐리아나같은 느낌? 그리고 안에는 카페나 기념품가게같은 상업시설도 들어와있었다....내가 기대했던건 이런 수녀원의 모습이 아니었는데!!ㅠㅠㅠㅠ

그래도 사진을 찍기에 예쁜 포인트들이 많았고 수녀원 밖은 시끄러운데 이 안은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여유롭게 돌아보기 좋았다.날씨만 좀만 더 좋았어도 사진이 더 예뻤을텐데...고산지대라그런지 계속 흐렸다맑았다 날씨가 변덕스럽다.

(비싼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S군ㅋㅋ그 카메라로 내가 스냅사진 찍어줬닼ㅋㅋㅋㅋㅋ)


수녀원을 둘러보고 나서 아레키파의 상징인 미스티설산을 보러 전망대까지 걸었다. 그런데 날이 흐려서 그런지 전혀 보이지 않음.......ㅜㅜ

(산이 어디있다구여.........?ㅜㅜ)


동행이 걷는걸 별로 안좋아한다기에 택시를 타고 다시 아르마스광장으로 돌아왔다ㅋㅋ아르마스광장 근처의 성당에서 잠깐 앉아서 쉬고있었는데 우연히도 결혼예식이 곧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구경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결혼예식이 얼마나 긴지 알고있기에 패스...ㅋㅋ


아레키파는 잉카시대에 리마와 쿠스코를 잇는 가장 큰 도시로 번성했던 곳이라는데 스페인 침략 이후에는 잉카스러운 모습들은 모두 사라지고 스페인식으로 재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 전체에서 스페인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난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갑자기 스페인 남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녁을 먹고나니 어느새 해가 졌다.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아레키파의 아르마스광장 야경으로 토요일 일정은 마무리!


+) 못다쓴 이야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2월 7일 일요일 오후다ㅋㅋ같이 동행하는 S군은 콜카캐년 투어를 하러갔다. 무려 새벽 3시에 출발해 오후 4시에 돌아오는 일정...ㅋㅋ나는 도저히 빡센 일정을 소화할 자신이 없어서 투어는 포기하고 대신 어제 못들어가봤던 아레키파 대성당에서 11시 미사를 봤다. 무려 주교님 집전 미사였음...ㅋㅋㅋ성당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계속 힐끔힐끔 쳐다봤다. 한국인 없는 여행지를 찾아 아레키파까지 왔는데 여긴 한국인은 커녕 아시안도 별로없다ㅋㅋ게다가 아시안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미사를 보겠다고 왔으니 이상해보일만도..ㅋㅋ아레키파 온 후 스페인어를 좀 알아들을만해져서 스페인어 감이 좀 돌아왔나 자신감이 붙었었는데 미사 후 완전 박살남...ㅋㅋㅋ기도문 내용조차 알아듣기가 힘들다ㅠㅠ

미사 끝나고 잠깐 돌아다녔는데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도저히 돌아다닐 엄두가 안난다ㅠㅠ그래서 시원한 스타벅스로 피신해왔닼ㅋㅋㅋ아레키파 날씨가 진짜 신기한게 더우면서 춥다ㅋㅋㅋㅋ햇빛이 따가운 와중에 바람불면 추움..ㅋㅋㅋㅋ쿠스코행 야간버스 출발까지는 아직 여섯시간이나 남았다.......그전까지 뭐하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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